[기고] '데이터 댐' 양질의 정보 수문 열어야

202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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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개인정보보호법학회 회장ㆍ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 등 세 축을 중심으로 천문학적 투자가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디지털 뉴딜의 대표 과제는 정부가 가지고 있는 14만여 개의 공공데이터를 전면 개방해 누구든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댐을 만들어도 댐을 채울 데이터가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디지털 뉴딜의 시작은 데이터 이용 활성화 여부에 따라 성패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데이터 이용 활성화는 궁극적으로 개인 데이터 활용과 보호 간에 균형을 어떻게 담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는 공공데이터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국회는 데이터 3법을 개정해 가명처리를 통한 개인정보 활용의 길을 터주었다. 하지만 이것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암센터 등 보건·의료 공공기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6조건에 달하는 공공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 활용에 있어서는 매우 소극적이다. 공공데이터법에서 영리적인 목적의 공공데이터 개방을 적극 권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 공공기관은 가명 또는 익명처리된 정보를 연구 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개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에 보건·의료 공공데이터를 개방한다면 새로운 기술 개발과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국민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고, 헬스케어 산업 발전에 따른 신규 고용도 창출할 수 있다. 보험회사는 보건·의료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유병자와 고령자를 위한 유용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보장 범위를 확대해 소비자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을 평가해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다면 보험회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들 공공기관에 데이터를 적극 개방하라고 아무리 압박해도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데이터 개방으로 개인정보가 침해될 경우 모든 책임을 부담해야 하므로 데이터 개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개방하고, 산업계는 안전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하루빨리 조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이들 공공기관에 데이터를 적극 개방하라고 아무리 압박해도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데이터 개방으로 개인정보가 침해될 경우 모든 책임을 부담해야 하므로 데이터 개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개방하고, 산업계는 안전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하루빨리 조성되어야 한다.


여건 조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첫째, 데이터 개방 요청이 있는 경우 공공기관은 법령에서 명백하게 비공개하라는 규정이 없다면 일단 개방하고 그에 따른 공공기관 책임은 면책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산업계가 공공데이터, 특히 가명처리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명확히 설정해주어야 한다. 공공기관에 데이터를 가명 또는 익명처리해 적극적으로 개방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고, 가명처리된 개인 데이터를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그 범위를 명확히 설정해주지 않는다면 디지털 댐에 양질의 데이터가 채워질 리 없다.

정부는 디지털 댐이라는 신기루(?) 같은 정책을 발표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산업계가 요구하는 양질의 공공데이터가 디지털 댐에 충분히 채워질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후속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산업계가 디지털 뉴딜의 성과를 견인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매일경제 2020.08. 03.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4627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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